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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상반기

은유니 2016. 8. 5. 13:39

1. 드디어 빚이 없는 몸이 되었다. 안녕 학자금!!!!


2. "과거의 영광"이란 대체 뭐길래 현재 사람들을 이다지도 패배감에 가득차고, 냉소적이고, 과거회귀적이게 만드는걸까.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구호나, '대영제국의 찬란한 과거를 되찾겠다'는 호소나 크게 다르지 않다.


3.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됀 올랜도 테러 이후 미국 의회는 끊임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 "이젠 행동할 때"라는 이들의 목소리는 상원에서의 필리버스터에서 하원에서의 단상점거, 연좌농성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기규제 강화 법안의 입법 가능성은 요원하다. 싸우는 이들에 맞서는 미 최대 총기로비단체 전미총기협회(NRA)가 있기 때문. 그러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한 행동의 가치는 무엇으로 매겨지는지 고민하게 한다.


4.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살아 있는 우리는 강간 문화의 생존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성을 강간하는 듯한 언동이 넘치는 사회에서 살아남고, 우연히도 피해자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요." -우에노 치즈코


5. 드디어 슬램덩크를 아는 몸이 되어따... 후ㅠㅠ


6. "나는 그 5년이라는 세월을 용서할 수 없다. 우리 일상의 평온과 안락이란,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보다도 극악한 책임의 방기와 윤리의 파탄과 공감의 부재 위에 모래성처럼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동칼럼


7. 지워버리고 싶은 말과 글.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걸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깨닫고 후회하고 다시 배우는 것일 뿐이다.


8. "1789년 프랑스혁명은 바스티유 감옥 습격에서 시작됐다. 법복 귀족들의 가증스러운 위선만큼은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검찰 조사실과 법정에서 정의를 구할 수 없다면 거리에서 정의를 찾을 수밖에 없다. 나는 그것이 슬프고 두려울 뿐이다." -권석천


9. "요즘처럼 스스로 '여성'이라는 자의식을 느끼고 각성한 적이 없다. 나는 한명의 사회화된 성인 여성으로서 내가 일상에서 겪는 '여성'으로서의 위협을, 불안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려고 무의식적으로 노력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봄비


10. 오늘도 살아남았다.


11.말하자면 나는 '여성'으로서뿐만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미생의 선차장같은 사람이 되고 싶고, 사실 좀더 실질적으로는 그런 롤모델과 보호막이 있었으면 했다. 당신의 발언은 성희롱이고 당신의 행동은 성추행, 성폭력이라고 분명히 문제제기할 수 있는. 그걸 희롱이고 추행이며 분명한 폭력이자 부당한 행동이라는 걸 느끼고 이해하며 공감할 사람이 필요했던 거다. 행동은 그 다음 문제였다.



12. "첫 번째 단계, 교사가 된 직후 나는 교실 안에서 내가 가지는 막강한 영향력에 매우 놀랐고 둘째, 도취되었고 셋째,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며 경악했다. 조금 느리거나, 덤벙대는 학생을 모둠 안에서 폭탄으로 만들어버리는 제도는 얼마나 폭력적인가. 때리거나, 욕하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과연 폭력적이지 않은 교사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교사가 가져야 할 건전한 형태의 권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뿐만 아니라 교실에서 교사가 행사하는 권력이 교사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 영향이 학생들에게 어떤 형태로 회귀하는지 또한 우리가 논의해 볼 만한 문제다."



13. "잦아든 빗줄기를 바라보며 이대로 뛸까, 아니면 조금 다 기다릴까를 망설이는 모습이 지금 내 모습과 아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련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앞으로 발을 내딛을 것인가. 아니면 불씨가 꺼질 때까지 기다려보는 게 좋을까."


"두려워하진 말아요. 어디서 왔는지 모르니까,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잖아요. 만나요. 우리의 시간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금요일에 만나요. 내가 당신을 찾아갈게요."

-쥬드 프라이데이, 길에서 만나다.



14. "소방관들이 입는 제복의 의미를 생각해주십시오. 그 옷은 정부와 국민이 준 수의입니다. 그걸 입고 자신의 목숨을 던져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 때문입니다" -SBS스페셜 <수퍼맨의 비애-소방관의 SOS> 중.



15. "So, when are u gunna be a girl?" Umm... I am a girl. A girl can be who she wants. Im just saying. Lets be a lil more open minded here. You cant ignore discrimination, you need to fix it. -앰버


16. "연대는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이길 수 없다. 이긴다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다. 패배라는 말에는 벌금통지, 연행, 노숙, 압류통장, 찢어진 천막, 비닐, 젖은 옷, 나뒹구는 영정 같은 익은 형체가 있으나, 승리는 구호 속에 간신히 존재한다. 사람이 안 죽고 사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다. '이기는 것'의 형체를 보는 날은 기대조차 않는다. 우리도 듣고 있고 보고 있고 지금 당신이 겪는 일이 부당하다 생각한다고 말하고 입금하면, 사람 하나라도 덜 죽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연대를 말한다." -정소연


17. 우리는 모두, 내일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리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았다. 오늘은 견딘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좋은 곳엘 가더라도, 돈을 더 많이 벌더라도, 도저히 내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우리는 슬퍼할 여유나 힘조차 없었다.


18. 너와 나는 강남의 한 카페에서 처음 만났지만, 사실 그날의 광화문광장에서 다시 만났다.


19. 왜 우리는 끊임없이 추모할 수밖에 없는가.


20. "여가가 없는 시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버나드 쇼



21.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바를 해내며 버텨내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일이라지만 그걸 견디어갈 힘이나 용기는 어디서 나는 건지 실은 잘 모르겠다. 결국 욕심이 많고 걱정이 많은 탓일 테지만 나는 지금이 불안하고 두렵다.당장 내일부터 불어닥칠 일들이 끔찍해 일정표를 정리하면서 불현듯 울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걸 견디고 지나가야만 바라던 봄은 오겠지. 항상 '그래 이걸 해내면 난 조금 더 성장하겠지' 다짐하지만 그것만으로 괜찮은 건 또 아니다. 그래도 결국 해내는 수밖에 없고, 그래야만 나는 내일 하루를 또 살 수 있을테니까 결국에는 해낼 테다. 그런 나를 알고 나를 믿는다. 믿는 것밖에는 지금을 지나갈 다른 도리가 없다, 고 되새긴다. 그래야 조금은 더 용기가 날테니까.


일단은 자야지. 자고 일어나서 나를 기다릴 그대를 생각하며 하루를 버티다보면 그게 언젠가의 나를 지탱할 견고한 다리가 될테다. 이제 자자. 3월을 잘 보낼 수 있길 부디.



22. 정신적 만족을 정당화하기엔 육체적 심리적 고통이 너무 크다. 다 그만두고 울고 싶지만 이걸 끝내야만 비로소 울 '여유'가 생긴다는 일념으로 발가락 끝까지 체력을 쥐어짜내 토해냈다. 모든 게 소진된 느낌인데 아직 2일이야. 도망갈 공간은 없어.


23.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국회의원이나 지지하는 정당도 없는 편이고 국회에 있던 잠깐 동안에도 그 모든 이들이 내겐 one of them이었는데 (물론 그건 내가 국회에서의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만) 오늘은 맘이 자꾸 동하고, 현장이 뜨겁다. 이번 필리버스터가 실제 테러방지법을 막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본회의장을 지켜보는 건 저곳에 서있지 않은 우리의 의무겠지 싶다.



24. NTN을 처음 본 건 3년쯤 전인데 그 사이에 내 상황이 바뀌어서일까 예전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에 주목하게 되고 느끼지 못했던 대사를 느끼게 돼서 새삼스럽게 다시 좋은 작품이구나 깨닫게 됐다. 이정열 배우의 혼신어린 연기가 눈에 밟힌다.


"자신의 내면을 보아요. 당신 안에 숨은 이야기들. 과거를 들춰 묵은 고통 찾아 당당하게 맞서봐요. 충분히 강하다 믿어요. 보여줘요, 숨은 진실들을. 고통과 상실 받아들여요. 아물 때가 더 아린 법." 3번째만에 겨우 발견해낸 건, '아픈' 엄마에게 "어떻게 하고 싶어?"라고 물은 사람은 나탈리밖에 없었다는 점이었고, 과거를 잊거나 좋게 기억하는 게 아닌 "보내는" 것이 변화의 기점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당신이 내게 헨리같은 구원자였다면 이해할까. 헨리가 나탈리를 계속 그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구나. 사랑과 연민, 안타까움, 고마움, 행복이 모두 섞인 표정. 발작하는 상황 속에서도 충격받기 보단 나탈리의 마음을 살피던 눈길.



25. "괜찮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린 사람이니까. 사람은 언제나 바뀌니까. 분명 후회할지도 몰라. 그래도 직접 겪고 후회하고 싶다. 그곳까지 함께 가보고 싶어. 나는 올바른 시간의 길을 걷고싶다."



26. 간밤에 온줄도 몰랐는데 일어나니 길위가 제법 하얗게 바스락거렸다. -2016.2.15.


27. 여름은 아직 멀었건만 귀안에서 자꾸 매미가 운다.


28. "1인칭으로 말하고 싶은 사람이 이렇게 많다."



29. "몇년 전에 혼자 산에 오른 적이 있는데 아무데나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서 간 거였고 그러니까 산이든 바다든 어디든 좋았어요. 그냥 서울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산에서 정말 고마운 분들도 만나서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막연히 그런 것만으로 괜찮아지지는 않더라구요.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다고 죽고 싶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괴롭지 않게 살고 싶었어요. 눈뜨고 감기까지가 힘이 들어서 어떤 날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는데 어떤 날은 1초가 1분인 것처럼 지나가고. 버티다 보니까 엉망진창으로 살고 있더라구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혼자서는 알 수가 없는데 누구한테 하소연은…. 어쩌면 저는 소중해질 자격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누구한테 용서를 빌어야 하나요."


"우희씨. 누구도 용서해 줄 수 없어요. 우희 씨가 원한다면 내가 용서해주겠다고 말할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우희씨 스스로 그러는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렇게 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도 난 우희씨가 좋아요."

-말하기엔 사소한



30. 이게 단순히 감수성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누군가 나처럼 누군가에겐 하찮고 사소한 것 때문에 상처가 되는 사람이 있고, 그게 개인적 감정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권력이 내포돼 있다면- 뿌리를 알고 고민하고 조심하는 게 맞겠지. 무엇을 폭력이라 부르는 것도 결국 폭력을 내재하고 있다. 폭력을 피하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며 그것이 옳은 것도 아닐테다. 그렇다면 그건 가치판단의 영역이고 우리가 함께 논의하고 이해해나가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그게 결국 대화, 소통이겠지.


31. 새해 첫날부터 곳곳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 '하찮다'는 죽음도 결코 단한줄 남겨지거나 분석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건은 아니다, 고 아직은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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